그대로 멈춰라.
일체유심조
뭐든지 마음먹기 달렸다.
원효대사의 일화에서 나온 밀이다.
의상대사와 중국 유학길을 가는중 날이 저물어 무덤에서 자게 됐는데... 힌밤중에 목이 말라 바가지에 담긴 물을 맛있게 먹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그 바가지가 해골 이었고.. 물은 해골에 고인 물이었던 것이다...원효는 그것을 알고 헛구역질을 했는데.. 거기서 깨닫게 된다.
어제 먹은 것이나 오늘 아침 본 것은 같은것인데..
아~~마음에 달려 있구나...
여기서 일체유심조가 나온다...

우리집 가훈이다.
세상일이 마음 먹은 대로 다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된다. 된다. 된다. 주문하면 실제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명 피그말리온 효과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이지만 여럿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 하지 않았던가?
아니 어쩌면 함께 꿈을 꾸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그 자체만으로 그 사람은 행복한 이가 아닐까?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 오늘 닥칠 일들을 정리하고 8시가 되기 전에 출근한다.
일정보고, 지시사항 이행, 못다한 숙제들을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점심...
오후에도 뭘하는지 성과물은 없지만..회의에, 보고에, 문서 결재에..정신없이 보내고.. 그러다 저녁식사...
또다시 밀린 숙제, 계원들과 의견도 교환하고, 내일 일정 정리.. 이러다 보면 11시...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저녁 늦어야 집으로 돌아 갈수 있는 삶..
저녁이 없는 삶!
그 삶이 길어지고.
체력이 고갈되고..
곱던 얼굴도 금이가기 시작한다.
눈밑 다래끼에 입술이 부풀어 오르고, 머리가 하얗게 새는것은 물론이고 탈모까지 왔다.
무한 긍정 아이콘이던 나도
이젠 무아지경, 정신혼미, 중얼중얼 불만충만한 꼰대가 되어버렸다.
나약한 중생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전에 살포시 비켜서자!
세상 뭐든지 마음 먹기에 달렸지만, 당분간 어떤것도 마음 먹지말고 하던일 멈추자.
아무것도 그 무엇도 그리고 그냥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