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세로스 2023. 6. 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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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은 나타날(드러낼)현, 충성충자를 써서
충렬을 드러내는 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애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로
국경일이 아닌 국가추념일이다.
 
태극기와 기관기, 새마을기 등 공공기관 및 단체, 그리고 각 가정마다 게양된 깃발은
깃발크기 만큼 깃봉 아래에 달아(조기) 애도를 표한다. 
 
강릉에서 현충일 행사는 경포대에 있는 충혼탑에서 매년 6월 6일 09시 50분에 거행한다.
현충일 행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10시에 울리는 싸이렌에 맞춰 묵념하는 타이밍...
이걸 맞추는게 가장 어렵다.
 
그래서 현충일 행사를 사회자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09시 55분에 개회
09시 55분~57분 국기에 대한 경례
09시 57분~10시까지 애국가제창, 애국가는 4절까지 부른다.
그리고 이어서 10시 정각에 묵념!
늦어도 빨라도 안되는 꼭 10시 울리는 싸이렌에 맞춰 묵념!
 
예를 들어 애국가가 9시 58분에 마쳤다면, 2분간은 사회자의 멘트로 때워야 한다.
모든 기관단체, 광복회, 유족, 보훈가족 등 수많은 사람이 운집해 있고, 엄숙하다 못해 침울하기까지 한
현충일 행사!
 
핸드폰 울림은 물론이고,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도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 예민한 분위기에서
취명에 맞춰야 하는 사회자라면, 아무리 강심장이고 배테랑이라도 식은땀이 흐르기 마련이다.
 
과거엔 시청 복지부서 담당 계장이 사회를 봤었더랬다.
역대 사회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가장 어려운 행사중 하나란다.
타이밍 맞추지 못해 곤혹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단다.
 
애국가 부르는 과정에서 싸이렌이 울리기도 하고,
묵념을 외쳤는데, 싸이렌이 한참후에 울리기도 하고, 싸이렌에 맞춰 시총을 하기도 했는데, 총포가 터지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최근엔 전문 아나운서로 대체 되었다.
아무래도 전문가다 보니, 타이밍이 맞지 않아도 말로 때울수도 있고, 차분한 목소리에
불안하지 않아서 더욱 선호하는 듯 하다.
 
올 현충일 행사도 충혼탑에서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아팠다.
애국선열을 기리는 행사라서가 아니라 충혼탑 주변 소나무가 지난 산불로 모두 타버려
누렇게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과 
누렇게 타버린 소나무들이 오버랩되면서
올해 현충일은 마냥 죄송하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