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표고

2024년 다시 표고

모노세로스 2024. 3. 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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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4일!
벌써 2년이나 흘렀다. 강릉에 산불이 났다.
 
강릉의 봄은 바람이 쎄다...
그날도 거센 바람으로 조마조마했었는데, 저녁시간 성산 송암에서 불소식이 날라왔다.
전직원 비상! 
 
뒤이어 옥계에서도 불이났다.
강릉 산불역사에 하루에 두곳이 연달아 난 것은 처음이었다.
 
산불진화대, 의용소방대, 공무원... 총동원해서 두개로 나누어 진화에 나섰다.
저녁시간대라... 헬기도 뜨지 못한다.
바람이 잦아든 틈을 타 성산 불은 다행히 주불은 잡았다.
 
옥계에서는 남양2리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천남, 주수를 넘어 바닷가 일대를 태웠다.
4일 밤에 시작된 산불...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동으로 불던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이 되어 날라다니더니 다시 서로 남으로 사방을 태우다
급기야는 인근 동해시까지 넘어갔다... 바람이 강하면 불은 날라다닌다.
1KM이상 떨어진 곳도 바람타고 한번에 날아가니 거대한 불꽃쇼를 방불캐 한다. 
 
남양리는 농막이 있는 곳.
산불 발화지에서 1KM 서측 인근 위치해 있다.
 
백두대간 근처라 왠만해선 불이 거기까지 오지 않는데 그때는 달랐다...
다음날, 농막이 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가봐야하는데... 사무실 상황근무라 갈수도 없다...
5일, 밤늦게 옥계 주불을 잡았다. 불은 잔불까지 확실히 꺼야 끈거다..
잔불이 되살아나 불이 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등짐펌프며, 진화차, 장비를 이용해 알불이 있는 곳, 구석구석 꺼야 한다.
그러니 산불진화대는 밤늦도록 새벽이 밝아오도록 완전진화 할 때까지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옥계남양 농막을 찾은 것은
불이 나고 2달이 지나서다..
 
농막하나 창고하나, 장작더미가 타고, 표고나무가 다 탔다.
2018년부터 조금씩 늘려가던 표고... 아쉽다.
인근 산이며 들이며 비닐하우스며, 식수로 쓰려고 연결해 놓은 수도관도 모두 타거나 녹아버렸다.
창고 안에 고이 모셔둔, 수레며, 공구함이며, 드릴, 전기톱, 예초기.... 나름 재산되는 장비들도 다 타서 철만 남았다.
 
타버린것만 재가 된 것이 아니라 내 마음도 재가 됐었다.
다행히 공들여 지어논 2호 농막은 살아 남았다.
정말 다행 중에 다행이다..
 
모두 타버린 곳,
집에서 차로 45분 거리지만, 주말이면 빠지지 않고 들렀던 곳인데...
애정도 열정도 식어버렸다. 지난 2년동안 두번정도 갔던것 같다.
그래도 풀은 깎아야지... 여름, 가을철에 한번씩...ㅋ
 
2023년 12월 산림조합을 통해 표고 종균을 신청했다. 이제 쉴만큼 쉬었다.. 힘내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어지러워진 길이며 밭이며 농막을 하나하나 손봐야 한다. 표고가 출발점이다.
그래 다시 시작이야...
 
식었던 열정을 다시 불태우자...
 
2024년 3월 17일...
다시 표고목을 세운다. 남양리 농막 백화고....
 
2024년 새로운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