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광복절 아침!
부인으로부터 링크주소가 담긴 카톡메시지가 왔다.
"뭐야?"
"어 들어가봐~~"
---------------------------------------------------------------------
(동영상)
40개월 미만 자녀를 둔 젊은 아버지들에게 아동학습발달에 미치는 아빠의 역할이라는 명목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설문을 한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아이가 자는 모습을 지켜 본 적이 있는지?
당신의 차나 지갑이나 핸드폰 속에 아이의 사진을 몇 장이나 가지고 있는지?
아이에게 최근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가요?
질문지에 답하는 이들 모두 표정이 밝고 즐겁다.
사진항목에서는 손가락을 꼽으며 정확하게 세어 보기도 한다.
이윽고, 같은 질문에 대상만 바꿔서 다시 질문을 한다.
아이에서 아버지로...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아버지가 자는 모습을 지켜 본 적이 있는지?
당신의 차나 지갑속에, 책상위에 핸드폰에 아버지의 사진을 몇 장이나 가지고 있는지?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마지막으로 말한 게 언제인가요?
방금 전까지 밝던 젊은 아빠들... 표정이 굳어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에 나지 않는 가보다.
그리다 갑자기 영상이 틀어진다.
"000 아빠, 000입니다."
젊은 아버지의 아버지들이다.
영상속 아버지들은 하나같이 얘기한다.
풍족하게 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더 잘 가르쳐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더 엄하게 키운것에 대한 미안함.
영상을 보는 젊은 아버지들의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그렇게 한참 영상을 보던 젊은 아버지가 있던 실험실 방으로 그들의 아버지가 들어오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아니다 마지막 장면이 더 있다. 거기서 광고의 핵심... 기업홍보를 멋들어지게 한다.
어쩌면 당연해서 잊고 지내는 이름.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무심했던 이름.
사랑합니다로는 다 채울 수 없는 이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이 하늘같은 그 이름.
KB는 아버지 그 이름의 든든함을 배웁니다.
멋지지 않은가? 기업 자신을 낮추며 든든함을 배우겠다니...
나무랄데 없는 인상깊은 클로징이다.
---------------------------------------------------------------------------
2015년, 기업홍보를 위해 kb금융이 만든 영상이란다.
(원작은 푸르덴셜 생명에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천만뷰 이상의 조회수가 말해 주듯, 널리 알려진 영상,
역시 난 난시청이었다. 9년이나 지난 것을 이제야 보게 됐으니...
우연히 동영상을 접하고 부인도 울컥했던가 보다.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고 행동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부모의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
자신의 모든 걸 다 주고도 부족하고 미안하고....
댓가없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존재...
자식이 부모가 되보면 안다.
아~~ 그땐 이래서 그랬구나...하는 이해, 동의, 교감....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도 부모가 처음이라 서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나와 같은 사람이기에 실수하고 부족할 수있다는 것을....
광복절 아침....
79년전, 우리내 선조들이 나라 찾은 기쁨으로 눈물을 흘린 것 처럼..
아버지 동영상으로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으로
울컥 눈물을 쏟았다.
못된 부인, 아침부터 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