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유난히 대지를 뜨겁게 달궜던 여름이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한다.
9월 13일! 하지만 추석 밑임에도 여전히 낮엔 덥다.
가을은 버섯의 계절이다.
버섯이 나려면 비가 충분히 내려줘야 하고, 기온도 20도 밑으로 떨어져야 된다.
예전 같으면 머리를 내밀 시기인데,
아직까지 20도 밑으로 떨어진 날이 없어, 버섯이 날 수 없는 환경이다.
1능이, 2표고, 3송이.
향이 쎈 것으로 순위를 정하자면 이럴게다.
능이는 향이 너무 강해,
우려내면 모든 향이 능이에 덮힌다.
그러다보니 닭 삶을 때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한 재료로
능이 만한 게 없다.
표고는 자연산 표고가 그렇게 향이 좋다는데
재배용 표고는 먹었어도 자연산은 여지껏...
재배용 표고중 백화고는 그 육질이 뛰어나
마치 고기를 먹는 듯 쫄깃쫄깃하다.
오징어를 우물정자로 칼질해서 삶아 놓은 것 처럼
울퉁불퉁 갈라져 투박해 보이지만 맛은 최고다.
송이는 능이, 표고에 비해 향은 강하지 않지만,
귀해서 인지 값이 비싸다.
과거 일본으로 전량 수출됐던 터라, 국내외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 같다.
비쌀때는 kg에 1백만원도 넘었으니... 가히 버섯의 왕이라 할 만하다.
소고기와 같이 먹으면 궁합이 맞다고 하는데,
실제 먹어보면 그닥 맛있는 걸 모르고,
먹다보면 송이향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맛이 무뎌진다.
송이는 보통 1,2,3,4등급까지가 갓이 펴지지 않은 것인데...
얋게 썰어서 생것으로 먹으면 그 향의 진가를 더 느낄 수 있다.
갓이 펴져 있는 것은 벌레나 흙이 있을 확률이 많아 굽거나 익혀 먹야야 한다.
송이를 소고기와 함께 구워 먹을때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구워 먹으면 짠맛이 간이되어 맛을 더해 준다.
올해는 언제쯤 이 친구를 알현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추석을 보내고 9월 하순이나 되어야 할 것 같다.
2024년!
기후 변화를 실감하며 무더운 초가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