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둔지네
통학 본문
2017. 12. 28.(목) 맑고 포근함... 아침 최저기온 영하1도
어제 먹은 술기운으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술에 취해 12시경 귀가...
식탁위에는 102동 누님이 보내온 설문지 2권...
그냥 설문지가 아니라 책이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오전에 문자로 어렵게 부탁한 것인데... 모른척 할수 없어 하겠다. 약속했지만..
이렇게 두꺼운 설문지 일줄이야...
3시가 되어서야 작성이 완료됐다...
이거 미친짓 아니야? 바보 같이 자문을 한다.
덕분에 아침 기상이 더 힘들다...
간만에 장모님도 오셨고... 미국에서 직구한 영양제도 도착해 있다...
당분간 무릎 통증은 덜 할 듯 싶다..
올해로 82세... 입이 떨리고, 머리가 흔들리며 아프고, 드시는 약도 많으시고, 손과 무릎이 아프시단다...
젊은날 고단했던 삶들이 몸 구석구석 붙어 고통스럽게 한다...
얼른 죽어야지... 늘상 잠고대 처럼 읊조리신다.
늦게 까지 술자리를 했지만, 아침엔 숙취가 조금 가신듯했다..
허둥지둥 출근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혁순이를 중학교 때부터 고3 졸업때까지 태워줬으니.. 6년을 내차로 등교시켰다..
중학교 다닐때야 지웅이랑 같은 경중이었으니 함께 태워줬는데..
고등학교를 제일고로 배정되는 바람에 지웅이는 걸어다니고...
혁순이만 태워 준것 같다..
혁순이가 작년에 고3이었으니... 올해부터는 차량 통학 봉사는 해방되는가 싶었지만...
지웅이 한테 미안해서... 고등학교 졸업할때 까지는 계속 태워 줘야겠다 결심했다...
더욱이 학교가 강고라 내곡동에선 버스로 30분 넘게 걸린다.
혼자 가기 섭섭하니... 같이 갈 친구 있냐하니.. 준형이란 친구를 소개한다...
그러기를 1년...
내일이 겨울방학이라.. 이젠 1년만을 남겨 놓고 있다...
통학 메이트는 3명으로 늘었다...
이웃에 사는 승환이라고... 선배 둘째 아들이다...
아침 7시 50분이면...멀뚱멀뚱 그렇게 남자 넷이서... 차에 오른다..
어김없이 차에서는 철업디 김영철의 파워fm이 흘러 나온다...
느닷없이 툭툭 내던지는 아버지의 영혼없는 질문 외에는 그저 고요하다...
나도 저때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은 까불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저렿게 숱기가 없을까... 다들..
그런 생각을 하며 시내를 관통해서 학교에 다다르면 8시 15분경이 된다..
아이들을 내려두고... 이젠을 지나 경포 5거리... 강릉원주대를 돌아 시청으로 향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8시 30분 가량 된다..
그 40분의 시간이 내게는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계절마다 창밖의 풍경이 새롭고 다채롭다..
여유로움은 그 안에서 피어난다..
서둘러 달리기 보단.. 천천히 느리게 가며.. 그 풍경에 젖곤 한다..
눈날리듯 흐드러진 벚꽃거리며, 난설헌로에 피어난 백일홍이며, 초당뜰 곳곳에 핀 감자꽃이며..
하늘 빛과 조화로운 소나무 군락이며....
괜시리 출근하기가 싫어진다. 자연과 유유자적하며 살고 프다...
아~~~ 마흔여섯살의 나른한 오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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