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글밭 (120)
가둔지네

단풍 철에 산에 들면 떠올리는시구가 있습니다.장석주 시인의 '대추한 알' 이라는시입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 질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게 저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대추가 빨갛게 영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을 이겨냈는지,우리네 인생사에 빗대어 절묘하게 읊은 명문입니다.이즈음 만산을 물들이는 단풍이 꼭 그와 같습니다.집근처의 대추는 그나마 사람이 가까이에서 돌보기라도 하지만,가을산의 단풍은 저홀로 풍찬노숙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으니,더 값지고 장엄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단풍은 상선약수( 上善若水)의 철학과도 닮은 꼴 입니다.노자 철학에 따르면 무위( ..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옆 부서 후배가 넌지시 우편물울 건낸다... 겉에는 도시과...000 수취인은 맞는데...부서가 달라 돌다돌다 주인을 찾은가 보다.. 뜯어보니 책이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e-독서를 신청한 것 같은데 기억이 없다. 부리나케 영진닷컴 씨이트에 들렀다... 뭐야? 신청한 거 맞잖아... 기억에 지우개를 달았다. 돌아서자 마자 잃어버리는 기억 이래서야 병자소리 듣지 않으면 다행이다.ㅠㅠ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진상이라는 단어가 요즘엔 상태가 않좋다 라는 은어인데... 그건가? 쉽게 와 닿지 않는 제목이었다. 작가 유키 신이치로는 1991년 생이다. 34살 젊은이.... 미스터리 소설계에서는 떠오른 샛별과도 같은 인물인가 보다. 380페이지, 많지 않..
4.10총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이 시선을 끈다. 도심 사거리마다 율동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대형 유세차 대신 경차를 마련해 골목 구석구석을 찾아 주민들과 밀착 행보를 하기도 한다. SNS등을 활용해 10초 분량의 공약을 홍보하는 등 새로운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춘천, 철원, 화천, 양구 갑의 한 후보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릴스 챌린지'를 선보였다. 릴스는 15~30초의 짧은 영상을 방영하는 것으로 유권자가 자연스럽게 공약과 메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캠프에서는 후보가 경찰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해 '경찰관 아버지처럼 낮과 밤을 함께 뛰겠다'는 홍보물을 만들어 알리고 있다. 춘천공지천 조각공원에서 자전거 선거운동에 나서는 후보도 화제다 원주의 어느 출마자는 ..

독일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가 쓴 1973년 작 '모모'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쫒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이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1978년 김만준이 부른 '모모'라는 노래다. 이곡을 작곡한 박철홍은 고3때 교통사고로 다리를 못쓰게 되어 좌절하다 프랑스 작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이라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곡을 썼다 한다. 그리고, 몇년후 조선대학교 학생 김만준에게 곡을 줘, 히트된 노래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에밀 아자르의 모모는 다른 모모다. 하지만 모모를 읽고 철부지가 바로 떠오르니... 어릴적 흥얼거리던 노래가 이상하게 다른 작품..

택배 문자가 왔다. '상품명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인수자 : .....' 뭐지? 시청 우편물함을 확인해 보니 책이었다. 도통 주문한 기억이 없다. 분명 'e-독서아카데미'를 통해 주문했을텐데... 이젠 기억력도 나이를 먹는가 보다. 책 제목도 염세적이라 맘에 들지 않았다. 하필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다니.. 아침은 상쾌함, 희망, 밝음... 이런게 어울릴듯 한데.. 죽음이라... 시작부터 인상적이다. '부고는 죽음보다 늦게 온다' 사물이든 생명체든 소멸됨을 인지 했을땐 이미 죽어 있다. 어제 죽은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오늘, 그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김영민 작가는 그저 죽음에 관한 얘기만이 아닌, 우리내 삶에 대하여 그리고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고..

기원전 2800년 유프라테스강 인근의 우르크라는 도시의 왕이자 폭군인 길가메시와 그를 견재하기 위해 신들이 점토로 만들어낸 강하고 용감한 용사 엔키두의 이야기다. 이들은 처음엔 대적해 싸우지만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친구가 되어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신 이슈탈의 황소를 죽인 사건으로 신들의 노여움을 산 엔키두,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친구의 죽음에 인생무상과 영생을 얻기 위해 세상을 돌아다니게 된다. 길가메시는 갖은 고난 끝에 우트나피슈팀이라는 사람을 만나 노아의 홍수와 유사한 이야기와 불사의 약초가 있는 곳을 알게되고 천신만고 끝에 결국 그 약초를 구하게 되지만, 잠시 목욕하러 갔다온 사이에 뱀이 약초를 먹어버린다. 여기서 길가메시는 깨닫는다. 아~~ 모두가 운명이구나... 친구의..

강릉단오제의 핵심 공연인 관노가면극에는 주인공인 양반광대와 소매각시 외에 장자마리 2명, 시시딱딱이 2명이 등장한다. 그중 ‘장자마리’는 포대 자루 같은 까만 옷을 전신에 뒤집어쓴 요괴다. 극 중 가장 먼저 나와 놀이판을 여는 역할을 한다. 얼굴은 남자의 상투 모양, 옷 속에는 둥근 대나무 틀을 넣어 항아리 같은 몸매를 갖고 있으며, 표면에는 해초와 곡식이 매달려 있다.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불룩한 배를 내밀면서 공연장을 빙빙 돌아다닌다. 뚱뚱한 몸으로 뒤뚱거리며 서로 손뼉을 마주치다 넘어지기도 하는 등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관중을 즐겁게 하는 역할이다. ▼관노가면극의 빛나는 조연 장자마리가 올 6월3일 개막하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는 마스코트가 돼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 강릉시와 도체육회는 올..

산이겹친 내 고향은 천리이언만 자나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한송정 가에는 외로이 뜬달 경포대 앞의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위에 흩어졌다 모이고 고깃배들은 바다위에 오고가리니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밝아가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 할꼬 ================= 신사임당 시 대관령을 구비구비 돌아 정상에 오르다 보면 정상 반쯤 왔다하여 반정이라는 곳이있다. 반정 조금 못미친 곳에 사임당이 쓴 사친시 글귀가 눈에 띤다. 강릉 골짜기에서 서울가는 길, 제일 먼저 거쳐야 할 곳이 대관령이다. 대관령은 강릉을 지켜주는 산이요~~ 강릉시민의 노래 첫 구절이건만, 과거 대관령은 서울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면서 막혀있어 오르기 힘든... 넘기 힘든 장애물이지 않았을까? 출세를 위해 과거시험 보러가는 이들도 참 넘기..
정들었던 0000을 떠나면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00 가족 여러분! 저는 00여 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임에 앞서,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실로‘세월은 流水와 같고,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며, 인생은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새삼 실감나게 합니다. 청춘의 나이에 시작한 공직이 어느덧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가 되고 보니, 여러분 들과 함께한 숱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때로는 힘들고 괴로운 일도 있었고, 그러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들도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은 제가 공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과분한 사랑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다시한번 고맙 다는 말씀을..
청일전쟁 이후 일제침략이 본격화 되면서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절박한 상황에서 일어난 항일의병은 1895년 국모 시해로 인한 을미의병을 시작으로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을사의병, 1907년 고종 강제퇴위에 따른 정미의병으로 이어졌으며,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만주와 러시아 지역의 1918년 음력 11월 무오 독립선언을 연계로 국내 1919년 3월 1일, 기미 독립선언 발표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되어, 1945년 광복이 되기까지 독립투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강릉의 을미의병활동은 1896년 의병장 민용호가 관동9군도창의소를 설치하여 원산의 일본군사령부 공격을 목표로 항전하였으며, 권인규, 권익현, 황청일 등 많은 선열이 가담하였습니다. 정미의병활동은, 을미의병의 주축이었던 권인규의 아들 권종해가 의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