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둔지네
건강검진(D-day) 본문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제먹은 알약 덕에 침대밑이 흥건하다.
설사약이라서 나름 강한 괄약근임에도 지려버렸다..ㅠㅠ
다섯살 아이도 아니고 이 나이에 이런 사단이...
8시에 남은 알약 14알을 나눠 먹었다..
숙제가 하나씩 치워져감에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물 1히터를 조금씩 나눠 마셨다...
가끔씩 화장실로 직행.. 장을 비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스제거제액을 쭈욱 마신다..
이것으로 대장 검사를 위한 준비 미션은 끄읕!
9시..아직 배는 고프지 않다.
몸무게. 다시 최저치 경신...
이러다 실려 가겠는걸...ㅋ
발가락이 밉다..
13시 일반검진.
15시 장내시경
.오늘 보호자는 급히 큰애로 교체...
부인께서 바쁘시단다...
후딱 끝나길...
12시 45분 병원 도착..
소변을 종이컵에 담고
탈의후 엉덩이 뚫린 바지와 가운으로 갈아입는다.
이어서 문진표작성!
문진표 작성하는게 검사 받는거 보다 더 힘든것 같다... 항목이 넘 많아..내가 이럴진데 어르신들은 오죽하랴..
혈압, 키, 몸무게, 청력, 인바디검사..
그리고 채혈, 심전도, 안압검사 끝나니 14시.
병원 점심시간이 끝나는 싯점이라 환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엑스레이, 초음파...검사할게 많구만..
근데 배고파...살면서 이렇게 오래 굶어본적 없었던것 같다..
단식투쟁하는 분들 대단대단.ㅋ
14시 25분. 1차 일반검사 완료.
35분을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 관문인 내시경만 남았다..
수면이라 대장과 위를 함께 살핀다..
1시간 정도 소요되기에 보호자는 4시쯤부터 있으면 된다..
큰아들은 근처 커피숍에서 공부&대기중.
하루가 길다.
간호사 호출로 핸드폰, 반지, 시계를 풀어 바구니에 담는다.
회복실에 누워 손등에 닝겔주사바늘을 꼽는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주사가 채혈에 이어 벌써 두번째...
혈관을 넓히는 액체를 먼저 주입한다.
사실 마취액이 들어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누워 있는 내내 정신이 더 맑아 불안했다. 이거 마취 안된 상태로 내시경 쑤시는거 아냐?
옆에선 막 내시경 끝마친 환자가 의사, 간호사가 반말한다 잔뜩 화가나서 정신사납게 실갱이 중이라 더 불안했다.
잠시후 내이름이 호명 되고...
회복실 침대에서 눈 감고 기다리던...날 간호사가 일으켜세워 내시경실로 걸어서 이동했다.
아하..아직 수면약이 투입되지 않은것이다.
내시경실 침대에 새우처럼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입에는 위 내시경용 틀을 물린다..
그러는사이 수면제가 들어가고...의사와 간호사가 왔다갔다 하는거 까지 기억하고는 스르르~~~
전에 위내시경 할땐 기기가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에서 헛구역질 7~8번 하고 눈물, 콧물, 침 개개 흘려야 하는 고통이 있었는데..그냥 자고 일어나니 위와 대장이 끝난것이다... 이래서 수면 수면 하는구나 했다.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니 회복실...
4시10분경!
용종 하나 떼어 냈단다..
다음날 결과 확인하러 8시40분까지 재래원 하란다. 어찌됐든 우여곡절 많던 건강검진은 이것으로 일단락!
어질어질한 몸을 이끌고 쑤니의 운전에 기대에 무사히 귀가 했다.
첫 음식 죽먹으라는 권유에도 귤, 사과, 만두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먹다 죽은 귀신 때깔 곱다하지 않던가.. 먹을게 들어가니 얼굴에 화색이 도는것 같다.
몸무겔 재니 66.4kg ㅋ
금새 원상복귀..
내일부턴 다시 파이팅 넘치는 무한동력 감자로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