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둔지네
금의환향 본문
강릉시청에는 여러 체육 소속팀을 육성 지원하고 있는데
그중에 장애인 사격팀은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강주영 선수가 금메달, 이주희 선수는 동메달을 따는
쾌거가 있었다.
2022년에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영집 선수가 금2, 은1, 동1를, 이유정 선수는 동1를
땄다. 비인기 종목이라서 그렇지 정말 엄청난 성과를 낸 것이다.
예전에는 현수막을 내걸고 카퍼레이드까지 하며, 「錦衣還鄕」을 모두가 축하했었다....
금의환향! 금옷, 비단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성공했다는 뜻이리라..
당나라 시인 이백(701~762)이 지은시 월중회고시에는 ‘월왕구천파오귀, 의사환가진금의’라는 구절이 있다.
월나라 왕 구천이 원수인 오나라를 격파하고 돌아올 때 병사들이 모두 비단옷을 입었다는 뜻이다.
남조시대 송나라 시조인 무제(363~422)가 유인지에게 고향인 남군의 태수를 맡기면서 ‘경에게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기를 명하노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금의는 없고, 아프고 아픈 환향에 대한 역사가 있다.
고려시대엔 공녀, 조선시대엔 환향녀, 일제 강점기엔 위안부....
부침의 역사엔 늘 명암이 있기 마련이지만,
위정자들은 명분과 전기 위인, 영웅들을 앞세우면서, 정작 어두운 그림자인 여성, 약자의 이야기는 축소하거나 숨기고 부끄러워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외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고들 하지만,
정작 외침의 바탕엔 약함이 전제되어 있다.
만만하고 약하기에 싸움을 걸어오는 것이고, 싸움의 결과물엔 전리품인 재물과 사람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고려 때는 거란, 여진족, 몽고의 침략으로 수많은 여성이 공녀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떠나 머나먼 타국으로 보내졌다.
조선시대엔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있었고, 병자호란에는 50만이 넘는 여성이 청나라로 끌려가거나 보내졌다고 한다. 눈물을 머금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여성!
그들이 돌아온 게 환향녀이지만, 오랑캐 여자, 자식이라고 냉대와 천시를 받았다. 우리의 누이, 딸, 자식이였음에도... 오랑캐 포로의 자식이라는 뜻의 호로자식, 호로새끼, 화냥년 이라는 멸시. 전쟁 포로들이 겪은 고통을 나누기는커녕 오히려 학대를 했으니.. 참..그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힘없는 나라에 태어났다는 죄, 남의 일처럼 터부시하고 업신여기는 비열한 국민성...
오늘날 위안부 문제는 또 어떠한가?
일제강점기에 끌려가 아직도 한많은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할머니들..
세월이 흘러 이제는 한분 한분 하늘의 별이 되어 떠나가고 계시는데..
최소한 우리나라 자체적으로도 이분들 응어리를 푸는 일에.. 알리는 일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금의는 개선장군처럼 전장에서 승리한 자,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낸 사람들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희생자, 약자에게도 환향의 금의가 아로 새겨져야 한다.
그리고 슬픔과, 고마움 사죄도 함께 따라야 하지 않을까?
특히 위정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