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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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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세로스 2023. 11. 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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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하면 지루하다. 힘들다. 덥다. 어지럽다.....^^
이런 단어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매주 학년별 반별로 운동장에 도열해서... 교장선생님의 훈시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땐 국민체조도 했었고.... 국민체조 시작~~ 하나 둘 셋 넷 ~~~^^ 참 오래전 얘기다.
아직도 체조 동작을 외우고 있으니..ㅋ
 
체조가 끝나면 국민의례, 애국가제창, 교장 훈시, 교가제창....
가끔 스승의날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거나, 상장도 받았고, 이벤트로 웅변도 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싫었던건 뭐니뭐니해도, 교장선생님 말씀이다.
왜 그렇게도 말씀이 길던지... 가끔씩 쓰러지는 친구들도 있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 방식의 조회가 성행한다.
내 첨 울 회사에 들어왔을때는 지하 벙커에서 조회를 했다.
그것도 서서... 양복이나 깔끔하게 차려입고... 그때도 시장님 훈시말씀은 참 길었던것 같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앉아서 듣고 보는게 다행이다.
 
하지만, 대부분 출근과 함께하는 조회라 피곤하다.
노래도 불러야 한다.
가수도 아침에 부르는 노래는 힘들고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다고 하는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할까?
애국가 반주소리만 허공에 울릴뿐... 다들 입만 벙끗벙끗... 붕어가 되버린다.
시민의 노래도 부른다. 10년 이내에 들어온 친구들은 가사는 물론이고 음도 모른다.
하지만, 조회 덕분에 조금씩 알아갈것 같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11월 1일.... 새로운 한달의 첫 시작을 아침조회로 시작했다.
1500여명의 직원중에 400여명이 참석했으니... 적잖은 인원이다.
 
단상에서 사회를 보는 이나, 조회를 보조하는 스텝들...
시나리오며, 식순이며, 상을 받는 이들의 동선이나 순서며, 꽃다발을 가져온 이들에게 미리 안내하는 일이며...
조회의 타이틀이 되는 현수막 문구며.... 음악을 체크하는 일이며....
 
어느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일이다.
보고 듣는이들은 일상이지만...
준비하는 이들은 살얼음 판이다.
작은것 하나 세심하게 살펴서 실수가 없게 해야 하는 것...
대중앞에 서는 것부터 행사의 모든것을 염두해 두면서 진행하는 이들.... 그 긴장감...
하지만, 그래서 그들은 모두가 하나다...
 
그래... 오늘은 감회가 남다른 아침이었다.
불과 4개월 전에 그 자리, 그 공간, 그 긴장감으로 진행했던 일원으로서 
오늘은 비록 관객의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난 여전히 그들과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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