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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밭/사설 도민일보

자연재해 1번지 오명벗자(7/11)

모노세로스 2008. 7. 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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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그 피해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자연재해는 그 속성상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의 기상현상은 이전의 경험이나 예측범위를 훨씬 벗어난 양태를 띠고 있다. 지난 2002년의 태풍 루사와 2003년의 태풍 매미는 도민들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된 자연 재해로 꼽힌다.

상상을 뛰어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당시의 수방시설이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최근 한국토목학회가 지난 97년부터 2006년까지 최근 10년간의 자연재해 피해를 집계한 결과 역시 예상했던 대로 강원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은 2002년 태풍 루사로 나타났다.

이 때 전국적인 피해액은 6조2920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그 가운데 강원도 피해액이 절반에 가까운 3조1150억원에 달했다. 강원도는 지난 2006년 태풍 위니아 때도 무려 1조379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10년간 자연재해 피해액의 1, 2위가 모두 강원도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여름철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강원도는 겨울의 폭설과 강풍, 봄철의 대형산불 등 크고 작은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또 18개 시·군 가운데 6개 시·군이 긴 해안선을 끼고 있다. 최근 크고 작은 해일로 인한 피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계절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물론 잇단 피해를 경험하면서 수방시설을 정비하는 등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태부족이다.

자연재해는 기본적으로 불가항력의 측면이 강하지만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무엇보다 국지적인 기상현상에 대한 예측·예보의 기능과 역량이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기상당국의 조직과 장비가 보강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기상현상에 대한 예측·예보기능이 자치단체의 재난방재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동돼 운용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이 같은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지와 절박성이 이완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강원도가 재난의 단골피해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경각심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수방시설의 개선·보완은 지역의 총체적인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본 전제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빈발하는 자연 재해를 강원도의 총체적인 안전수준을 높여 놓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