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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나의 이야기

입대

모노세로스 2019. 7. 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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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 지난 18일 입대를 했다.

1학년 마치고 바로 입대했음 하는 바램이었는데, 2학년 마치고 가겠단다..

하긴, 임용도 짧고 굵게 준비해야 가능하니...3,4학년 빡세게 하고, 노량진 1년, 시나리오로 가면 되지 않을까? 암튼 2학년 마치고 7월이래야 군입대가 가능하단다... 


요즘 입영이 어디 쉬운가? 가겠다는 사람,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부족하니..

부랴부랴 병무청을 통해 7월에 잡혀있던 날짜를 6월로 한달 땡기는것에 만족했다.


이제부터가 바쁘다. 군대가기 전에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지...

2월에 스키장 알바로 용돈벌이하고, 엄마아빠 장학금 2백만원 보태 5백만원을 만들어 4월 한달 유럽배낭여행을 떠났드랬다.


홀로 여행이라 겁도 많이 났으리라...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 이탈리아... 유럽 여러나라를 두루 둘러보고, 친구도 만나고, 문화도 익히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선택과 결정의 연속 ... 아마 혼자만의 여행이 아들 인생에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약속했던 한달을 꼭 채워 귀국했다.

남은 기간 허송세월 보내는 것 같아, 운전면허 따라고 독촉했다.


난 독학으로 땄었는데, 학원비 69만원이란다. 이거원 다 돈이니..

쪼이는 맛도 없이 필기, 실기, 주행을 스트레이트로 합격했다. 너무하지 않은가?

1종보통 스틱 운전면허... 그래도 자산이 하나 늘었다..


아들놈 엄마 아빠 잘만나 스펙이 저절로? 쌓이네...

그러면서 군입대를 했다. 여친도 없이... 2시가 입소라 9시넘어 출발했다. 회사엔 특휴를 내고..


낯선 파주길은 내비를 켜뒀는데도 몇번이나 방향을 잃다... 겨우 28사단교육대를 찾았다.

1시 30분경 훈련소 도착, 이미 많은 가족들이 와 있었다.


입소자 200여명... 가족까지 합치니 인산인해다. 입소식을 마치고, 내무반을 향하는 아들 뒷모습이 애처롭다. 울컥하는 마음을 모르는지 아들놈 씩씩하다... 둘째도 옆에서 재미진 동작으로 응원한다. 엄마 눈가엔 이미 눈시울이 맺혀있었다.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때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한포기 친구얼굴 모든것이 새롭다.

이제다시 시작이다. 젊은날의 생이여~~'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연신 속으로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 군에 보내는게 첨이라 무척 어색하다. 하지만, 내 훈련소 시절 떠올려보니 난 집에 얘기도 하지 않고 친구인 민규 배웅으로 입대를 했다. 어머닌 내 훈련소 편지 보고 입대한지 알았을 정도니..^^ 하지만, 자식보내는 마음을 이제야 알겠다. 


훈련소 생활 잘 하지?

아빠의 너스레를 잘 받아주던 울 혁이..

가끔 상처되는 말에 속상해 삐지는 너를 보며, 이놈 이렇게 속좁아 어디에 쓸까 하기도 했었는데, 훈련소 3주차, 씩씩하고 속 넓은 너의 전화 통화가 참 멋지고 든든하게 다가왔다.

아들아 나도 오래 산건 아니지만, 선배로서, 19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너의 군 생활도 니 인생에 큰 거름이 될 꺼야... 늘 팟팅하고, 퇴소할때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

울 아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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